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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역사를 뒤집은 파리의 심판 이야기

by 널리지 2024. 6. 26.

와인에는 여러 가지 히스토리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파리의 심판 히스토리는 선입견이 얼마나 별 볼 일 없는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교훈 같은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선입견을 없애고 미국 와인을 재평가받게 만든 이 재밌는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파리의 심판

1976년 프랑스 파리의 한 호텔에는 11명의 평론가를 대상으로 미국과 프랑스 와인 블라인드 테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자부심이 높았던 프랑스인들은 당연히 프랑스의 우월한 와인이 미국을 가볍게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정 반대였습니다. 레드와인과 화이트와인 모두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1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사람들은 미국 와인에 대한 선입견이 완전히 사라지고 재평가를 받게 된 이 사건을 파리의 심판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파리의 심판 배경

영국의 와인 수입업자 스티븐 스퍼리어는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한 시음회를 개최했습니다. 주최자인 스티븐은 단순히 미국 나파밸리 와인의 우수한 품질에도 저평가받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이 시음회를 열게 된 것입니다.

당시 참여한 심사위원 11명 중 9명이 프랑스인이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프랑스 와인이 질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주최자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이 블라인드 테스트는 완전히 눈을 가리고 시음을 진행했지만 모두 프랑스 와인을 맞출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파리의 심판 출품 와인

레드와인 리스트

프랑스 레드와인으로는 샤토 무통 로칠드, 샤토 오브리옹, 샤토 몽로즈, 샤토 레오빌 라스카즈를 출품했습니다. 이 와인들은 대부분 5대 샤토라고 불리는 최고급 와인들로 가격은 병당 100만 원이 넘습니다.

미국 레드와인으로는 프리마크 애비 와이너리, 하이츠 와인 셀러 나르타스 빈야드, 마야카마스 빈야드, 릿지 빈야드 몬테벨로, 끌로뒤발 와이너리, 스택스 립이 출품되었습니다. 이 와인들의 가격은 10~20만 원 정도입니다.

프랑스와 미국 와인의 평균 가격은 10배 정도로 사실상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화이트와인 리스트

프랑스 화이트와인은 퓔리니 몽라셰 레 퓌셀 도멘 르플레브, 뫼르소 샤름 프리미에 크뤼 루보, 본 끌로 드 무슈 조셉 드루엥, 바타르 몽라셰 라모네 프루동이 출품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화이트 와인은 프리마크 애비 와이너리, 비더크레스트 빈야드, 샤토 몬텔레나, 스프링 마운틴 빈야드, 데이비드 브루스 와이너리, 샬론 빈야드가 출품되었습니다.

화이트와인도 도멘 르플레브와 같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너리가 있는 반면 당시 미국의 와이너리들은 제대로 아는 사람조차 없었습니다. 두 와인 리스트를 비교해도 현재 구매가 기준으로 몇 배의 가격차이가 납니다.

 

파리의 심판 결과

모든 심사위원들은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이 1위를 하지 못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레드와 화이트와인 모두 미국의 와인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레드와인은 스택스립의 까르베네 쇼비뇽 그리고 화이트와인은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이가 선택되었습니다. 당시 화이트와인 결과 발표 이후 프랑스인들은 미국의 레드와인이라고 생각되면 낙제점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레드와인도 미국이 1등을 하면서 파리의 심판이 완성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미국 와인의 우수한 품질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우연히 참석한 타임지의 한 기자에 의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에는 이러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 미라클이 개봉되었습니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은 상당한 인기를 얻게 되었고 현재는 국내에서도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특히 샤토 몬텔레나는 10만 원이 넘는 가격에도 사람들이 꼭 마셔봐야 하는 와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미국의 와인들이 프랑스 와인에 비해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격대비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들이 많기 때문에 미국 와인을 많이 추천하고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나파밸리의 와이너리에 방문해서 직접 시음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습니다.